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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 되돌릴 수 있다…"유전자 조절로 기억력 회복"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를 유전자 조절로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공대(virginia tech) 농업생명과학대학 동물과학과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로 노화로 손상된 뇌의 분자 기능을 복구하면 기억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노화로 인한 기억력 저하가 단순히 늙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특정 '분자 변화'를 조절하면 개선할 수 있는 과정임을 보여줘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노령 생쥐의 해마(기억 형성과 저장을 담당)와 편도체(감정 기억을 담당)에서 일어나는 분자 변화를 분석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k63 폴리유비퀴틴화(polyubiquitination)'라는 단백질 조절 과정에 주목했다. 이 과정은 세포 내 단백질에 '꼬리표'를 붙여 어떻게 행동할지 지시하는 역할을 하는데, 나이가 들면 이 꼬리표가 비정상적으로 변한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crispr-dcas13)을 사용해 이를 교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해마에서는 k63 폴리유비퀴틴화가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이 약해졌고, 편도체에서는 반대로 감소하면서 감정 기억이 손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노령 생쥐의 뇌에서 이 분자 과정을 정상 수준으로 조절하자, 기억력이 뚜렷하게 향상되었다. 즉, 노화로 인한 기억력 저하는 뇌 전반의 기능 저하가 아니라 '특정 분자 경로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를 교정하면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기억 형성을 돕는 유전자 'igf2(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2)'에 주목했다. 나이가 들면 igf2 유전자가 'dna 메틸화'라는 화학적 변화로 인해 유전자의 스위치가 꺼지면서 활동을 멈춘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이 변화를 되돌려 igf2를 다시 활성화시켰다. 그 결과, 유전자가 다시 켜진 노령 생쥐의 기억력이 젊은 생쥐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반면, 아직 기억 저하가 나타나지 않은 중년 생쥐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이는 적절한 시점에 분자를 교정해야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기억력 감퇴가 한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자 시스템이 동시에 변하면서 진행되는 복합적 과정임을 의미한다. 연구 책임자인 티모시 제롬(timothy jarome) 부교수는 "우리는 흔히 기억력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지만, 실제로는 뇌 속 여러 분자 신호가 동시에 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근본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노화로 발생하는 분자 변화는 되돌릴 수 있으며, 이를 교정해 기억력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 연구는 향후 분자 맞춤형 기억력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molecular editing reverses age-related memory decline: 분자 교정을 통해 노화성 기억력 감퇴를 되돌리다)는 2025년 1월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neuroscience)' 및 '뇌 연구 회보(brain research bulletin)'에 각각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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